“아프리카의 얼굴들”을 그린 정은혜 작가님 소개 네이처스 레터 26호 Nature's Letter vol.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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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단법인 호이 박자연 대표입니다. 올해도 12월이 되어 “2024 사랑은 연필을 타고”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학용품이 부족한 우간다 어린이들에게 연필 2자루와 노트 2권을 선물하는 “사랑은 연필을 타고” 캠페인은 2022년에 시작해, 올해 3년 차를 맞았습니다. 올 여름부터 3만원 이상 기부하시는 분들에게 드릴 2025년 달력 그림 작가님으로 누구를 모셔야 할 지 고민이 많았는데요. 그때 “우리들의 블루스”에 나온 정은혜 작가님이 떠올랐어요. 정은혜 작가님의 그림책들을 통해 접한 그림들이 너무 좋았고,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정은혜 작가님의 삶을 보면 지친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무엇보다 정은혜 작가님이 사람들의 다채로운 얼굴을 그리는 작가님이라는 사실이 가장 좋았습니다. 정은혜 작가님을 섭외하는 과정은 어려웠고, 무엇보다 조심스러웠어요. 그런데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학용품을 선물하는 좋은 일이니까 함께 해 주신다는 서동일 감독님(정은혜 작가님의 아버님)의 연락을 받고 정말 너무나 기뻤습니다. 정은혜 작가님이 그려주신 우간다 아이들, 선생님들, 학부모님들의 얼굴 그림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습니다. “아프리카의 얼굴들” 달력을 디자인하고 저탄소 종이링 달력으로 인쇄하면서 달력을 기다리는 모든 과정이 정말 설렜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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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7일 첫 눈으로 폭설이 내린 날 저는 꽃바구니와 “아프리카의 얼굴들” 달력을 들고 인사동 갤러리 H에서 열린 "인연, 두 여자 전" 오프닝에 찾아갔어요. 그리고 드디어 정은혜 작가님을 직접 만났답니다. 정은혜 작가님의 부모님은 아프리카의 얼굴들을 그리는 경험이 정은혜 작가님에게도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하셨어요. 정은혜 작가님은 저에게 “수고하셨습니다”라는 손편지를 붓펜으로 써주시고, 저를 꼭 안아주셨는데요. 최근 호이가 정말 어려운데, 힘든 시기를 견디느라 애쓰고 있다고 저에게 주시는 큰 위로를 받는 것 같았어요. 전시 오프닝의 하이라이트는 정은혜 작가님의 어머님이신 장차현실님이 직접 제작하신 정은혜 작가님의 라이프 스토리를 담은 커다란 팝업북을 소개하는 시간이었는데요. 그림 자체만 봐도 좋지만, 그림을 그린 작가님의 삶을 이해하고 그림을 보면 그림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잖아요. 그런 점에서 어머님이 들려주시는 정은혜 작가님의 이야기는 정은혜 작가님이 어떤 시간을 통과해 오늘 이 자리에 서 있는지 이해할 수 있어 너무나 감동적인 이야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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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혜 작가님의 어머님은 26살 때 장애인 딸을 낳으면서 처음 장애인을 만나게 되셨다고 해요. 그때는 삶이 뒤로 떨어지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블랙홀에 푹 떨어지는 것 같았대요. 그래도 학령기가 되기 전 집에서 은혜 작가님과 두 분이 함께 보내는 시간은 따뜻하고 행복했대요. 장애인 자녀를 키우는 어려움은 학령기에 학교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대요. 장애통합교육정책이 시행되던 시절 대도시의 큰 학교, 전교생 100명 정도의 시골 학교, 전교생 34명 정도의 시골 분교 등으로 학교를 전전했으나, 초등학교 4학년 때 공교육을 포기하게 되셨대요. 그리고 대안학교인 발도르프 학교를 보냈는데, 여기에서도 은혜 작가님에게 학교는 “무서운 곳”이었어요. 결국 학교라는 공간에서 이뤄지는 교육을 포기하고 홈스쿨링을 시작했는데요. 오히려 이때는 어머님의 울타리 안에 은혜 작가님이 있고 집으로 선생님들이 찾아오시니 좋았다고 해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정은혜 작가님이 다시 학교에 가고 싶다고 했대요. 지금이 너무 좋은데 왜 다시 학교에 가고 싶냐고 물으니, “나 학교 가서 애들이랑 싸우고 싶어.”라고 했대요. 그 소리를 듣고 어머님이 너무나 놀라셨대요. 은혜 작가님은 세상에 나갈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어머님이 은혜 작가님을 어머님의 울타리 안에 가두고 있었던 거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셨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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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 작가님의 삶을 담아 어머님이 직접 제작한 팝업북 중 동굴과 동아줄 같았던 첫 그림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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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 작가님에게 세상은 너무 놀라운 곳이었지만, 청소년이 되고, 스무 살이 된 은혜 작가님이 갈 곳이 없었어요. 은혜 작가님은 세상과 동떨어져 동굴이라고 부르던 자기 방 안에서 혼자 만의 시간을 보내야했어요. 그런 은혜 작가님은 어머님이 동네 아이들을 가르치시던 화실에 나와 청소 같은 소일을 하는 알바를 하면서 동굴 밖으로 나오게 되었어요. 그런데 은혜 작가님은 청소 보다 아이들 사이에서 그림 그리는 걸 더 좋아하셨대요. 어느 날 어머님이 은혜 작가님의 그림을 봤는데, 잡지에서 본 향수를 들고 있는 여성의 얼굴이었대요. 그런데 은혜 작가님의 그림 속에 당시 어머님이 좋아하시던 작가 에곤 실레(Egon Schiele, 1890~1918)의 선이 있었대요. 그 선이 어머님에게는 아무 것도 없었던 은혜 작가님의 삶에 내려온 동아줄 같았대요. 은혜 작가님에게 “엄청난 재능이 있었는데 왜 몰랐을까?” 어머님은 놀라워하시며 그때부터 은혜 작가님이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셨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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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혜 작가님의 새로운 가능성을 펼치게 된 양평 문호리 리버 마켓의 “니 얼굴” 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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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 작가님이 그때부터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데, 어머님의 바람은 은혜 작가님이 그림을 통해 사람을 만나면 좋겠다고 생각하셔서 캐리커처를 떠올리셨대요. 그때 은혜 작가님의 손에 스케치북과 연필 한 자루가 들렸어요. 양평 문호리 리버 마켓에서 만난 5천명의 얼굴을 그리는 동안 정은혜 작가님은 이전과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경험하셨대요. 이전에는 불쌍하고 무능한 존재에 대한 차가운 시선이었다면, 이제는 자신의 얼굴을 그려주는 작가님을 바라보는 수평적인 시선이었죠. 은혜 작가는 광대뼈도 튀어나온 그대로 그리고, 주름도 더 빼곡하게 그리는데, 그런 개성적인 선을 좋아하면서 은혜 작가님께 그림을 주문하는 사람들과 맺는 수평적인 관계를 통해 은혜 작가님의 몸과 마음이 회복되기 시작했대요. 동굴에서 겪었던 많은 어려움들이 사라졌고, 예술을 통해 삶의 다양한 가능성들이 꽃피기 시작했어요. 그때 “우리들의 블루스” 노희경 작가님이 찾아오셨고, 영희 역으로 캐스팅되었는데요. 노희경 작가님은 새로운 캐릭터를 만든 게 아니라, 뜨개질을 좋아하고, 그림을 그리고, 술 한잔 마시는 것도 좋아하고, 화나면 무섭고, 시설이 아닌 가족들과 지역 사회에서 살고 싶은 서른 살 은혜 작가님의 삶을 그대로 반영해 주시면서, 그런 사람을 곁에 둔 가족의 어려움도 잘 그려주셨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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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 작가님의 어머님 장차현실님은 은혜 작가님이 그리는 얼굴들에 등장하는 선은 “관계화된 선”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은혜 작가님은 사람과 사람을 관계 맺게 해 주는 그런 선으로 사람들의 독특한 얼굴을 다채롭게 그리시는 거죠. 그 이야기를 들으며 은혜 작가님이 그리신 “아프리카의 얼굴들”을 통해 “아프리카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나랑 무슨 상관이야?” 라며 멀게만 느껴지던 아프리카 사람들의 삶이 우리 마음에 조금 더 가깝게 다가오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어봤어요. “2024 사랑은 연필을 타고 캠페인”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정은혜 작가님의 “아프리카의 얼굴들” 그림을 만나고 정은혜 작가님의 그림을 통해 힘과 위로를 얻기를, 멀게만 느껴지던 아프리카 사람들과 좀 더 가까워지길, 그리고 이 캠페인을 통해 아프리카 아이들의 손에 쥐어질 연필 한 자루가 양평 문호리 리버 마켓에서 정은혜 작가님의 손에 쥐어졌던 연필과 같은 새로운 가능성의 시작이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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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미지를 누르시면 캠페인 상세 페이지를 방문하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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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1일
정은혜 작가님의 “아프리카의 얼굴들”을 소개할 수 있어 기쁜
박자연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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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by Joy
Published by Hope is Education,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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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호이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로 115,
헤이그라운드 서울숲점 G414호 (성수동1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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