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에는 호이가 너무 어려운 시기를 보냈어요. 인생에 첫 번째 광풍이 휘몰아치는 청소년기의 성장통을 아프게 겪었던 호이가 2023년에 빠르게 안정되기 시작했어요. 한국 본부와 우간다 지부의 리더십/매니지먼트 이슈를 극복하고, 더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어요. 2023년에 성실하고 헌신적인 구성원들이 합류해서, 호이 내부 분위기가 더 좋아졌어요. 흔히 조직 운영에 있어 사람이 시작이고, 끝이라고 하잖아요? 좋은 사람들이 함께 하는 호이가 되어 감사합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호이가 내부 구성원들의 삶을 따뜻하게 챙기는 좋은 일터가 되길 바라고 있어요.
3. 후원회원님과 꾸준한 소통 & 모두가 함께 한 연말 캠페인
2023년에는 후원 회원님에게 단체 운영과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소통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삼고 노력했어요. 2주마다 돌아오는 뉴스레터 마감이 버거울 때도 있었지만, 매달 1일과 15일에 꾸준히 뉴스레터가 나갔다는 사실이 정말 감사합니다. 또한 카카오톡 채널도 다시 살리고,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하는 등, 호이와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넓힐 수 있었던 점도 기쁩니다. 또한 2022년보다 더 많은 인원이 참여하여, 2022년보다 더 많은 기부금을 모은 2023년 <사랑은 연필을 타고> 캠페인도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감사합니다. 2024년에도 호이를 응원해 주시고 후원해 주시는 분들의 삶에 조금 더 가까이 가는 호이가 되길 소망합니다.
4. 호이 3.0 리브랜딩
땡스북스, 파크서점, 인덱스를 운영하시는 그래픽 디자이너 이기섭 대표님을 만나 호이 3.0 리브랜딩을 진행했습니다. 기존 호이 로고의 브라운 색에서 좀 더 산뜻한 그린 컬러로 변경된 호이의 새로운 로고가 이제 점점 친숙해지고 있습니다. 명함, 봉투, 학교 및 사무실 간판, 신축 보건실 현판, 교사 연구 워크북, 발표 자료 슬라이드, 홍보 티셔츠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로고를 보면서, 적절한 시기에 단체 이미지에 새로운 변화를 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2023년이 호이의 새로운 얼굴을 알리는 시기였다면, 2024년은 더 많은 사람들이 호이와 함께 할 수 있도록 호이 3.0 브랜드의 성장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5. 우간다 학교학습공동체 사업의 지역 확산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
2024년이 호이가 우간다에서 학교교육사업을 시작한 지 꼬박 10년이 되는 해입니다. 10년 차. 우간다 현지에서 양질의 교육을 위한 호이의 노력을 지역 사회가 인정해 주셔서 오모로 지역(Omoro District)에서 학교학습공동체(School-based Learning Community) 교육 조례가 통과되었습니다. 이제 우간다 오모로 지역의 66개 모든 공립 초등학교에서 학교학습공동체를 실현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건데요. 양질의 교육을 위한 교사들의 협력이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호이의 노력이 개발도상국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해당 국가 제도로 발전한 좋은 성과입니다. 호이가 다음 단계로 도약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되어줄 좋은 성과를 오랫동안 호이를 지지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요.
6. 서울대 글로벌교육협력전공 박사과정 시작
제 개인적으로는 현업에서 일하면서 파트타임 박사과정생으로 공부하기 어려웠지만, 첫 1년을 잘 마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합니다. 학부 때는 전공과 맞지 않아서 학교생활이 어려웠고, 미국에서 석사 생활은 공부와 삶이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아 외로웠어요. 그런데 서울대에서의 박사과정은 국제교육개발협력업계에서 함께 이 분야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분들과 함께 공부해서, 덜 외로워요.
2023년 2학기에 수강했던 질적 연구 방법론 수업이 특히 좋았어요. “진정한 자신에 다가가기: 직업적, 개인적 책임이 많은 중년 파트타임 박사과정생의 여러 정체성 조정 Becoming a true self: Middle-aged part-time PhD student with professional and personal responsibilities negotiating multiple identities”에 대해 기말 과제를 쓰면서, 처음으로 논문의 모든 구조를 갖춘 글을 써 보았어요. 새로운 장르의 학문적 글쓰기를 몸으로 익혔다는 점이 가장 뿌듯해요.
무엇보다 이 수업을 통해 제 스스로의 삶을 성찰하고, 제 안의 감정을 돌아봄으로써, 제가 속한 사회문화를 깊이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장르-자문화기술지 Autoethnography-를 만났다는 기쁨이 커요. 기말 과제를 하면서 여러 해 동안 복잡했던 마음이 정리되었고, 새로운 삶을 향해 더 기쁘고 감사하게 나아갈 수 있게 되었어요. 이렇게 현실의 삶에 용기를 주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교육이 정말 희망을 주는 교육이 아닐까요? 호이도 누군가에게 그런 교육의 희망을 주는 단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7. 서울 시내 5,000킬로 운전
성수동으로 사무실을 옮기고, 개인적으로 출퇴근하느라 정말 애를 먹었어요. 동생이 만들어준 “찐초보”를 지금도 붙이고 다니는데요. 운전을 처음 배울 땐 너무 어려웠지만, 운전 덕분에 제 삶의 반경이 훨씬 더 넓어진 것 같아요. 지하철로 다닐 때 몰랐던 서울의 다채로운 풍경들을 알게 되면서, ‘이곳이 내가 살아가고 일하는 곳이구나’라는 새로운 감각이 생겼어요. 가끔 관악산에 위치한 학교 캠퍼스에서 낙성대역까지 누군가를 태워줄 수 있다는 것도 좋았어요. 제 차에 타주는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어요. 호이의 대표로 단체를 운영하는 것도 어쩌면 제가 운전하는 차에 기꺼이 타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가능한 거겠죠? 찐초보가 운전하는 작은 차지만 기꺼이 탑승해 주시는 분들에게 더 감사하며 안전 운전하듯, 작은 단체 호이와 함께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면서 살아보려고 합니다.
8. 자기 돌봄이 가능한 삶에 대한 감사
작은 NGO 단체를 운영하면서 살지만, 30대처럼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고 제 한계를 넘어서는 헌신을 하면서 살지는 않아요. 개인적인 헌신을 강요하는 삶이 아니라, 제 삶을 스스로 돌보면서 살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감사합니다. 한국 사회에서만 보면 제가 마이너리티일 수도 있지만, 지구촌 전체를 생각하면 제가 그래도 더 좋은 환경, 더 좋은 조건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사회정의(Social Justice), 형평성(Equity)에 대한 감각을 전 지구적으로 생각하면서 일상을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이 국제개발협력분야에서 일하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보람인 것 같아요. 2024년에는 제가 살아가는 삶에 다른 분들을 더 자신감 있게 초대하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2024년도 새해에는 좀 더 자신을 사랑하고, 함께 하는 다른 사람들을 돌아보면서 살아요! 호이를 응원하고 후원해 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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