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스 레터 10호 Nature's Letter vol.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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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 (우간다 오모로 지역 오테마 초등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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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단법인 호이(HOIE: Hope is Education) 박자연입니다. 지난 7월 4일(화)부터 7월 6일(목)까지 우간다 교육부, 굴루 교육청, 오모로 교육청, 오모로 지역 정부, 호이 우간다 지부, 호이 한국 본부가 참여한 2박 3일간의 호이 사업 학교 방문이 있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굉장히 많은 일들이 있었고,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들었어요.
살면서 이토록 지난 수고와 노력에 대한 감사를 많이 들어본 건 처음인 것 같아요. 이번 학교 방문에서 울컥해서 눈물을 쏟을 뻔한 적이 여러 번 있었는데요. 우간다 선생님 한 분이 저에게 고맙다고 하시며 “You made us real teachers (당신 덕분에 진짜 선생님이 되었어요)”라고 하시자,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교사교육에 발을 담그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이보다 더 큰 감사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학교학습공동체(School-based Learning Community, 이하 SLC) 사업 초창기부터 함께 한 굴루 지역 교육감님은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저에게 새로운 아촐리어 이름을 주셨답니다. “Lamaro(라마로)”는 아촐리어로 사랑이라는 뜻이에요. 제가 우간다를 향해, 우간다 교사들을 향해, 우간다 교육을 향해 품은 마음이 사랑이라고, 저에게 사랑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주셨어요.
감동스러운 순간이 정말 많았는데 다 기억이 나지 않네요. 정말 꿈을 꾸다 깨어난 것 같았던, 비현실적인 사흘이었어요. 그렇지만 행복하고 가슴 벅찼던 느낌은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굴루 교육감님의 말씀처럼 저는 제가 꿈꾸고 지향하던 바가 현장에서 실현되고, 현장이 살아 움직이는 것을 보는 행운을 누렸어요. 그저 감사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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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수도 캄팔라에서 아침 6시에 출발하셔서 점심때에 굴루에 도착하신 우간다 교육부 공무원들 앞에서 호이가 어떤 기관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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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와 사업 초창기부터 함께 하신 굴루 지역 교육감 아케나 시저(Akena Ceasar) 님이 호이의 “학교학습공동체 SLC”가 무엇인지,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하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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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루 지역의 첫 번째 방문 학교는 1군 학교인 아와치 초등학교. 2015년 초에 사업학교로 선발되어 2016년 말에 프로그램을 졸업한 학교입니다. 그 사이 교장 선생님과 선생님들이 계속 바뀌었고, 호이 사업 졸업 이후 SLC에 대한 호이의 직접 지원이 없었지만, 교사들을 중심으로 SLC를 계속해 온 학교입니다. 이제 아와치 초등학교는 굴루/오모로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SLC를 자발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학교랍니다. 아와치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이 SLC가 무엇인지, 자신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애로 사항이 무엇인지 설명하시는데, 호이가 이 지역에 소개한 학교학습공동체라는 낯선 개념이 현장에 잘 뿌리내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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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와치 초등학교 데니쉬 선생님의 영어 수업 시간. 평소보다 많은 손님들이 교실에 들어와 수업을 참관하지만, 선생님도 아이들도 평소처럼 수업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발표도 잘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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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에 이은 SLC 미팅, 수업을 한 교사가 어떻게 수업을 준비했는지, 자기 수업의 중점 사항을 소개합니다. 그러면 그 수업을 참관한 다른 교사들이 그 수업의 좋았던 점, 개선할 점,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 토론을 해요. 선생님들이 돌아가며 이야기한 이후, 교육부 분들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셨어요. 확실히 전문가는 다르구나 싶었던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피드백들이 많았습니다. 전체적으로 교육부 분들은 양질의 교육을 위해 헌신하고 노력하는 현장 교사들을 격려하고 칭찬해 주셨어요. 더불어 호이에 대한 감사도 많이 표현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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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꿔로 초등학교는 아이들이 깜짝 환영 행사를 준비했어요. 사전에 미리 소통되지 않았는데, 학교에서 준비한 거라 저희 모두 놀랐습니다. 아프리카 사람들의 흥과 열정이 뿜어져 나오는 노래와 춤이었는데요. 흥이 올라오는지 근엄한(?) 교육부 분들이 아이들 옆으로 다가가 함께 춤을 추셨어요. 이날 아이들이 준비한 노래와 춤은 왕이 올 때 환영하는 노래와 춤이었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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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꿔로 초등학교 선생님들. 지난 2월에 왔을 때보다 훨씬 정리가 잘 되어 있는 느낌이었어요. 2월에 2번이나 이 학교에 왔는데, 그때는 보지 못했던 것을 이번 방문 때 많이 보았어요. 무엇보다 이 학교는 교사 리더십이 탄탄하고, 교사들 간 팀워크가 아주 잘 이뤄지는 학교였습니다. 다시 보니 정말 훌륭한 학교였어요. 굴루 교육감님이 굴루 최고의 공립 초등학교라 칭찬하실 만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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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루 교육감님이 주신 제 새로운 이름. Lamaro (라마로), 사랑이라는 뜻의 아촐리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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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꿔로 초등학교는 학생 수가 약 1,000명에 이르는 학교인데, 80%의 아이들이 급식을 합니다. 아프리카 시골 지역의 상황을 고려할 때 정말 잘 하고 있어요. 학부모들이 곡식을 매 학기에 내는데, 이 학교는 교사와 학부모 간 소통과 협력이 정말 잘됩니다. 정말 호이는 이런 협력의 문을 열었을 뿐, 모든 소통과 협력은 이분들이 주도적으로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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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C의 학교 프로젝트로 시작한 빵꿔로 초등학교의 매점. 호이가 준 2.2백만 실링(약 78만 원)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5백만 실링(약 177만 원)이 넘는다고 해요. 수익금은 교사들의 복지(주로 점심)에 쓰이고, 필요한 교수학습자료를 구입하는 데 씁니다. 이렇게 성공적인 학교 프로젝트는 교사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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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C의 목적과 과정을 정확히 이해하신 교육부 리더. 교사들은 전문가이기 때문에 개선해야 할 점을 이야기할 때 개인적인 비난이나 공격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긍정적으로 수용하라고 말씀하셨어요. 또한 SLC가 좋은 접근(good practice)이고, 현장에서 작동하는 모델이라고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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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눈물을 쏟게 만든 ERECY 선생님. 이분이 저에게 말씀해 주신 “You made us real teachers”는 그동안의 피와 땀, 눈물과 정성을 다 보상해 주는 듯한 강력한 메시지였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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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모로 지역의 오테마 초등학교. 이 학교는 교사들을 중심으로 실제 보건실을 잘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이날 실제 아파서 보건실에 누워있는 남학생이 있어 교육부 분들이 더 유심히 보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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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아와치 초등학교보다 더 활발했던 오테마 초등학교 7학년 사회 시간. 아이들이 손님들과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손을 들고 발표했고, 여자아이들의 발표하는 목소리도 크고 또렷하게 들렸어요. 선생님도 아이들도 모두 자신감이 넘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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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명이나 되는 학생들이 좁은 교실에 있다 보니 그룹 형태로 책상 배열을 하긴 어려워요. 그래도 같은 책상에 앉은 아이들끼리 소그룹 활동을 합니다. 두 명 당 하나 정도 교과서를 공유하는데, 교과서를 활용해 정보를 찾아보고, 이야기하는 활동을 했어요. 캐비닛에서 교과서가 잠자던 과거에 비하면 일취월장한 모습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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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준비도 미리 되어 있고, 학생의 노트 채점도 꼼꼼하게 되어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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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 얕은 대야, 좁고 깊은 양동이로 호수의 특징을 설명하신 선생님. 뒤에 있는 아이들도 잘 보이도록 대야와 양동이를 번쩍 들어서 설명했는데, 오모로 지역 정부에서 가장 높은 LC5(우리나라의 군수, 선출직)인 오켈로 더글라스 피터(Okello Douglas Peter) 님이 자원해서 선생님을 보조하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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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의 SLC 사업에 적극적이시고, 교육에 대한 열정이 있는 지역 정치인 LC5. 이런 분이 계셔서 오모로 지역 전체 공립학교에서 SLC를 의무적으로 실행하게 하는 지역 교육 조례가 통과되었어요. 이제 호이 활동의 핵심인 SLC가 지방 정부의 정책으로 제도화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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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 강조했지만 잘 안되었던 부분이 있었는데, 호이 덕분에 깨어났다고 이야기해 주신 교육부 리더님. 교육부에서 나오신 모든 분들이 호이가 어떤 기관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 잘 이해하게 되었고, 지금 만남이 시작이고 계속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고 말씀하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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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우간다 교육부 방문을 함께 하면서, 저 역시도 우리가 하는 일을 새롭게 보게 되었습니다. 교과서나 보충 교재나 학용품이 충분하지 않고, 학생 수도 너무 많은 좁고 비좁은 아프리카 시골 공립학교 교실에서, 선생님은 어떻게 해야 더 나은 수업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선생님들이 스스로 변화하고, 성장해서, 궁극적으로 교육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눈물로 씨앗을 뿌리면, 기쁨으로 그 단을 걷는다(시편 126:5)는 말씀처럼 수없이 고민하고, 성공할지 알 수 없지만 계속 시도하고, 눈물을 쏟으며 치열하게 견뎠던 시간들이 이렇게 돌아왔습니다. 이번 학교 방문은 학교학습공동체 SLC의 가능성 뿐만 아니라 교육전문 비영리단체인 호이의 가능성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긴 시간을 견디며 훌륭하게 성장한 호이가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오랜 시간 호이와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긴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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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1일
사단법인 호이 설립자 겸 대표
박자연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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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호이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로 115
헤이그라운드 서울숲점 G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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